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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오 테크(Socio-Tech) 10대 트렌드' 이라는 주제로 ETRI가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거대 종말과 새로운 경계'라는 부제가 달린 이번 보고서에서는 사회와 기술이 충돌해 만들어내는 대립과 갈등의 본질을 이해하고 이를 위해 기업, 국가, 개인별로 고려해야 할 전략적인 기술 관련 내용을 10대 영역으로 압축하여 담아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핵심 트렌드 10가지 내용을 한번 살펴볼까요?!




[기업]

1. 인공지능, 민주화와 제국주의 

최근 글로벌 ICT 기업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인공지능 민주화 열풍은 컴퓨팅, 데이터, 알고리즘 등의 독점이 끝나고 인공지능 대중화가 시작될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 민주화는 단순히 신기술의 보편화를 넘어 PC와 모바일 시대의 OS와 유사하게 인공지능 플랫폼을 모든 산업 분야에 내재화하려는 디지털 제국기업들의 시장 팽창 전략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기업과 사회는 민주화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데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먼저 국내기업이 해외 디지털 제국기업에 종속될 위험이 있습니다. 현재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가진 불투명성에 의한 블랙박스 사회의 등장 또한 경계해야 할 미래입니다


2. 혁신의 미래, 속도와 다양성

제조,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혁신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Amazon, Google, IBM ICT 기업들이 AaaS(AI as a Service) 형태로 빅데이터,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산업 현장에서는 임상진단 정확성 제고, 불량률 감소, 에너지 절감, 새로운 판매처와 사업모델의 발굴 등 다양한 부문에 이를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혁신의 속도와 범위가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기계지능은 다양한 문제해결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범용기술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기계지능 기반의 연쇄적 혁신을 가속하기 위해서는 각 산업 부문에서 기계지능 활용을 위한 기술적·조직적 기반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3. 산업의 미래, 디지털 격변

기하급수적인 양적 성장을 보여 온 디지털 기술이 비즈니스 업계에 깊이 스며들어 산업의 DNA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핵심은 산업마다 디지털 전환의 방향과 속도, 그리고 범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산업 도메인 지식에 기반을 두고 디지털 전환을 실행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디지털 역량에 있어 압도적 우위에 있는 ICT 기업들이 만든 예상치 못한 비즈니스 모델이 기존 기업들을 한순간에 파괴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기존 기업들은 제품·서비스, 운영 프로세스, 고객 경험 등 디지털 전환의 3요소에 있어 디지털 기술 역량을 내재화하기 위한 자신만의 전략을 수립하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모든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기업의 디지털 역량 확보는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기 때문입니다.






[국가] 

4. 경제 성장의 미래, 풍요와 결핍 

경제적 고립주의의 부상 이면에는 ICT가 이끈 세계화·정보화 결실의 분배 실패가 있고

ICT가 낳은 기량 편향적 기술 변화는 고용 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ICT가 경제 성장 동력으로서 과대평가되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ICT 기반 디지털 경제는 생산·소비 구분이 모호하고 무료 재화가 많아 GDP 등에 산입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또한 ICT 혁신이 가져온 거래비용의 비약적 감소는 기업의 존재 이유를 위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ICT에 기반을 둔 디지털 경제가 가져오는 측정되기 어려운 혜택과 편리 자체를 폄하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디지털 경제라는 현상은 노동자뿐만 아니라 자본가, 기업에게도 변화를 요구하는 새로운 성격의 기술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 전체의 적응 노력과 새로운 분배 구조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5. 블록체인과 미래 권력

블록체인은 인공지능과 함께 미래 변화를 주도할 양대 기술 축입니다. 이들 기술은 상호보완적 관계 하에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분권화된 신뢰 시스템을 통해 사회경제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할 파괴력을 행사하고 장기적으로는 개인과 국가 간 힘의 균형에 결정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블록체인이 국가 권력을 대체할 것이라는 다소 과격한 주장도 있으나 정부의 역할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블록체인은 투명성 확보를 통해 정부에 신뢰성을 제공하는 도구로 작동할 것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새로운 권력으로 수용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블록체인이 사회적 변혁으로 발현되기까지는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6. 탈진실의 시대, 새로운 위험

2016년 미국 대선 기간에 가짜 뉴스들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객관적 사실보다 감정, 개인적 신념에 대한 호소가 여론을 주도함을 뜻하는탈진실(post-truth)’이라는 용어가 세계인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 소셜미디어 등 ICT 기반 서비스가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정보의 소비와 유통의 편리함이 탈진실 현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정보기술을 바르게 활용하기 위한 미디어 정보 문해력의 배양이 필요합니다.

 

7. 인터넷 발칸화와 사이버 안보국가 간의 사이버 공격

테러 집단과 핵티비스트들에 의한 사이버 안보 위협이 확대되면서 인터넷이 적대적·비협조적 국가들로 분열되는인터넷 발칸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에 의해 강화되는 사이버 공격 능력, 암호 체계를 붕괴시킬 수 있는 양자 컴퓨팅 기술의 발전 또한 주목해야 할 위협들입니다. 하지만 사이버 위협들을 안보 이슈로 인지하고 국가 간 협약, 법제도로 변화시키는 과정은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강력한 사이버 안보의 반대편에는 정보 교류의 자유, 디지털 경제 활성화, 프라이버시 보호가 있습니다




[개인]

8. 중간직과 전문직의 미래, 신계급의 등장 

최근 스마트 기술로 인한 고용의 변화에서 주의 깊게 바라봐야 할 점은 일자리 수의 증감이 아니라 직업을 구성하는 직무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입니다. 일반 사무직 등 중간 노동계급은 긱경제, 온디맨드 경제 등이 낳을 새로운 노동형태에 적응할 것을 요구받게 될 것입니다. 의사, 법률가 등 전문직 종사자들은 디지털 기술로 인해 새로운 능력을 부여받은 기계와 비전문가들 때문에 독점적 지위가 약화될 것입니다. 교육과 노동구조의 미스매치가 심화되는 가운데 P-TECH, AltSchool 등 기존 제도권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교육시스템에 뿌리를 두고 디지털 기술 이해력으로 무장한 새로운 기술계급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9. 소비의 미래, 생산과 경험

3D 프린팅, DIY 제작도구 확산, 디지털 플랫폼, 블록체인 등은 소비자에게 제품·콘텐츠·서비스·데이터를 직접 생산·유통·판매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함으로써 소비자의 생산참여 폭을 확대시키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경제 성장으로 인해 가능해진 풍요의 시대를 누리는 현대인들에게 소비의 개념은 소유에서 접근으로, 구매에서 경험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기술진화의 편향성은 제품의 제조비용과 거래비용을 무료로 수렴시켜 소유에서 멀어지고 접근을 지향하게 만들며 소비과정에서 자신만의 경험을 추구하려는 소비의 개인화를 강화시킬 것입니다. 미래의 소비자에게 생산과 경험의 비중은 갈수록 중요해 질 것이며 이로 인해 생산과 소비의 경계는 희미해지고 개인화된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욕구는 증가할 것이기에 기업들에게 새로운 고객확보 전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10. 인간과 기계, 관계의 역설

인간에게 한낱 도구에 불과했던 기계가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과 대화가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소통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똑똑한 기계를 새로운 법적 행위주체로 인정하려는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인간과 기계의 관계는 지금까지와는 매우 다른 양상을 띠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과 기계는 편리함과 실용적인거래적 관계를 벗어나 즐거움과 사회적인 이미지 향상을 추구하는복합적 관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기계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기계에게 안정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는 양가감정을 가지게 되고 인간관계에서 나타난 애착유형과 유사한 관계를 맺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간과 기계가 너무 가까워지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관계의 역설은 인간과 기계가 건전한 관계로 발전해나가기 위해 사회시스템 내에 새로운 규칙을 만들고 기계에 대한 양가감정의 발생 소지를 사전에 줄이기 위한 준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데, 미래를 잘 준비하지 않으면 의도하지 않은 다른 미래가 나올 수 있습니다. 야무지게 빈틈없이 준비를 차곡차곡 하는것이 중요할 때 입니다. 



**출처 : ETRI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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