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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 Vegas 하면 떠오르는 것은? 몇 년 전만해도 제 머리 속에 떠올랐던 이미지는 화려한 호텔들과 카지노였습니다. 한 권의 책을 만나면서 생각이 확 바뀌었습니다. 바로 Tony Hsieh의 『Delivering Happiness입니다.

Tony Hsieh ‘Zappos’ (http://www.zappos.com/) 라는 온라인 신발 판매 업체의 CEO입니다. 그는 “Delivering Happiness”에서 그의 성장과 도전, Zappos를 통한 실험과 성공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Zappos의 본사는 Las Vegas에 위치하고 있으며, 언젠가 꼭 한 번 방문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좋은 기회가 왔습니다. 아내가 가족 여행을 Las Vegas로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동의했고 Zappos Tour를 여행 일정에 추가했습니다. Bucket List 중 하나를 실현하게 되었습니다(https://jacesky1.wordpress.com/2013/05/01/%EC%9A%B0%EB%A6%AC-%EB%B6%80%EB%B6%80%EC%9D%98-bucket-list/)

 

Zappos Tour Experience

Zappos는 다양한 Tour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0의 부담 없는 사내 Tour부터 수 천 달러에 이르는 Workshop까지, 이처럼 다양한 Tour를 제공하는 회사는 드물 것입니다.

사내 Tour와 임직원과의 식사 및 Q&A를 제공하는 ‘Zappos Chow and WOW Tour Experience’, 지역을 살리기 위한 Tony Hsieh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Zappos Downtown Escapade Tour Experience’을 신청했습니다. 모든 Tour는 온라인에서 편리하게 신청할 수 있습니다.

화요일과 금요일 오전, 드디어 Zappos 본사를 방문했습니다. Zappos는 호텔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Las Vegas Strip 지역이 아닌, 한 때 Las Vegas의 중심이었던 Downtown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건물의 외관은 평범했습니다.



‘Plaza’로 불리는 중앙 광장과, 광장을 둘러 싸고 있는 원형 건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건물 2층과 3층 난간에는 패널들이 붙어져 있는데, Zappos에서 판매하는 신발 브랜드들입니다. 건물이 세련된 느낌은 아닙니다. 2013Las Vegas Downtown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건물을 새로 지은 것이 아니라, 구 시청사 건물을 개조했기 때문입니다. 정면에 보이는 Lobby는 경찰청 자리가 있던 곳이라고 합니다.


   


때마침 Plaza 한 켠에 Zappos 구성원들이 모여 있어서 호기심에 가까이 가 봤습니다. 팀원들이 모여 Bingo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휘파람도 불고 사진도 찍으며 그 시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억지로 온 것 같은 표정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때로는 본사 안에서, 때로는 Downtown 등지에서 Team Building을 위한 활동들을 한다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Zappos Tour를 시작했습니다. Zappos에는 사내에 Tour를 업무로 하는 Tour Guide 분들이 있습니다. 운 좋게도 방문자들이 적어 1 1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Zappos Tony Hsieh에 관한 비디오 몇 편을 시청했습니다.


[Video 1. “I’m Not a Box” 출처: Zappos YouTube Channel (https://www.youtube.com/watch?v=tKgedZCbQJ0)]

 

처음 방문한 곳은 HR 부서였습니다. Zappos의 임직원들을 ‘Zapponian’이라 부릅니다. Zapponian들은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통해 서로 간의 유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 첫번째 예는 ‘Coworker Bonus Program’입니다. 한 구성원은 다른 구성원에게 한 달에 한 번 $50Reward를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업무를 잘 수행하거나 동료들에게 도움을 준 구성원들에게 주는 것입니다.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감사를 주고 받는 가운데 구성원들의 행복이 커져갑니다.

특이하게 Zappos에서만 통용되는 화폐가 있습니다. Zappos Dollar를 결합한 ‘Zollar’ 입니다. 구성원들은 봉사 활동 등의 활동을 통해 Zollar를 받고, Zollar Store에서 가방과 사무용품, 카메라 등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구성원들은 Zollar를 기부할 수도 있고, 고마운 마음을 담아 다른 구성원들에게 Zollar를 줄 수도 있습니다. Peer Culture가 곳곳에서 느껴졌습니다.

 

Contact Center

두 번째로 향한 곳은 Call Center입니다. Zappos Call Center ‘Contact Center’로 부릅니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함에도 불구하고, Call Center를 통한 전화 상담을 Core Competency로 여기고 있습니다. 어느 고객이든 한 번쯤은 상담과 반품 등을 위해 Call Center로 전화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며, 이 순간이 Zappos에게는 Marketing의 기회입니다. 따라서 Outsourcing을 하지 않고 직접 수행함으로써 MOT Moment of Truth 를 전할 수 있습니다.

Contact Center 24/7으로 운영합니다. 고객이 어려움 없이 언제든지 전화할 수 있도록 Home page에 전화 번호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Internet Commerce 회사들이 상당 수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Contact Center에는 정해진 Manual이나 Script가 없습니다. 또한 통화 시간에 제한이 없습니다. 심지어 한 고객에 대해 10시간이 넘는 통화 시간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Manual이 없다는 것은 직원들에게 자율성과 권한을 부여한다는 의미입니다. 고객의 상황에 따라 서비스가 달라지므로, 고객은 색다른 경험을 합니다.

Contact Center의 화이트보드에는 고객의 평균 도달 시간이 적혀 있었습니다. 전화로는 20초 내외, 이메일은 4시간 내외로 고객이 응답을 받았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콜센터에 전화해 상담원에게 연결되는 시간을 생각해 보면 엄청난 속도입니다. 그 비결 중 한 가지는 복잡한 메뉴와 도달 경로를 제거한 것입니다.

화이트보드에는 또 다른 실적이 적혀 있습니다. 오늘 몇 명의 고객에게 감사 카드나 기프트 카드, 꽃을 선물했는지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아픔이 있는 고객에게 꽃다발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매니저의 승인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상담원들의 모든 활동은 고객 만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Contact Center는 재고가 없으면 경쟁 업체의 Web site를 검색해서라도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찾아 줍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고객들의 재구매율이 75%를 상회합니다. 또한 NPS 지수도 90점 이상을 기록해 미국 기업들 중 최상위권에 속합니다.

 

Core of Core Values, WOW

Zappos는 기업의 핵심 가치 Core Values 를 세우기 위해 직원들이 삼고자 하는 핵심 가치를 e-mail로 의견을 받아 선정했습니다. 

‘Companies have core values, and we’re working on defining them explicitly for Zappos so everyone is on the same page… But the purpose of this email is to ask what everyone’s personal values are… please email me 4 or 5 values that you live by (or want to live by) that define who you are or who you want to be… (do not cc everyone)… each value should be one word or at most a short phrase (but ideally one word)… please email me the values that are significant and meaningful to you personally, not necessarily having anything to do with the company’s values…’

‘Zappos Email sent out in 2005’ (http://deliveringhappiness.com/services/10-steps-for-developing-core-values/) 

이렇게 탄생한 것이 Zappos ‘Ten Core Values’입니다.


개인적으로 첫 번째 Core Value ‘Deliver WOW Through Service’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저는 WOW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를 Zappos를 통해 배웠습니다. 그래서 여러 종류의 티셔츠 중에서 ‘WOW’가 프린트 된 티셔츠를 주저하지 않고 선택했습니다.


WOW를 외치게 하는 Zappos의 저력은 배송입니다.

오후 1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에 물건을 받을 수 있습니다.

        Zappos Web site에서 구매한 Domestic order에 대한 배송료는 금액과 개수에 관계 없이 무료입니다. 그렇다고 배송 속도가 느린 것도 아닙니다.

        Return Policy가 대단합니다. 양방향 Free Shipping으로, 무료 배송은 물론 무료 반송 Free Return 을 지원합니다. 반송하는 제품에 이상이 없으면 전액 환불 받을 수 있습니다. 추가 배송 비용도 Zappos에서 부담합니다. 구입 후 365일 내에 언제든지 반품할 수 있습니다. (Free 365 Days Return Policy) 초기에는 반품 기간이 30일이었으나, 고객 만족을 위해 기간을 1년으로 늘렸습니다. 이 같은 배송 관련 고객 지원을 Marketing Cost의 일환으로 여기므로 고객의 Loyalty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위와 같은 배송 정책이 가능한 것은 Zappos가 사업 초기부터 UPS와 독점적으로 계약해 왔기 때문입니다. Zappos UPS와의 Partnership에 기반한 Volume Discount를 통해 배송비를 줄이고 있습니다.)

‘WOW’ 서비스를 목표로 합니다. 그 중에서도 고객의 행복을 가장 우선으로 합니다.



Training, Zappos University

신규로 채용되면 5주 간의 Training을 받습니다. 2주 간은 Zappos 시스템의 사용법 등 Tech 관련 교육을 받습니다. Contact Center의 중요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신규 채용자들은 직접 상담원으로 실습을 합니다. Zappos의 독특한 제도 중 하나는 5주 간의 Training을 마치고 회사를 떠날 수 있게 한다는 점입니다. 떠날 때는 급여 수준의 Offer도 제공합니다. ‘Culture Fit’이 맞아야만 회사도 구성원도 행복하게 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채용은 천천히, 퇴직은 빨리 실행한다고 합니다.

Zappos University는 직군을 바꾸고자 하는 구성원들을 돕는 제도입니다. 회사와 구성원들과 문화가 맞다면 직군을 바꾸는 일은 큰 일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친절히 Tour를 해 준 직원도 Training에서 Tour Guide로 직군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문화는 Zappos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Zappos는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담긴 Culture Book을 주기적으로 발행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목소리에서 Zappos Company Culture을 엿볼 수 있습니다.



Serendipity with Tony!

제가 만났던 몇 명의 Zapponian들에게 조금은 엉뚱한 질문을 했습니다. ‘Tony를 존경하나요?’ 그들은 모두 주저 없이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구성원들을 아끼고 솔선수범하며, Downtown을 활성하 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CEO가 멋지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많은 돈을 벌었음에도 소탈하게 사는 모습 역시 멋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 Tony Las Vegas Downtown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인생에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 같습니다.



Amazon 인수, Downtown Project의 시작

Amazon 2009 7 22, 12억 달러에 Zappos를 인수했습니다. Amazon은 이미 온라인으로 신발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Zappos를 인수한 것은 사업 확장이라는 측면을 넘어, Zappos의 독특한 Business Model과 창의적인 기업 문화, 고객 만족을 높게 본 측면이 있었을 것입니다. Amazon 인수 후에 보안이 다소 강화된 것 외에 두드러지는 변화는 없다고 합니다.

인수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Tony Hsieh‘Downtown Project’ (http://www.downtownproject.com) 를 시작합니다. 한 기업의 혁신을 넘어 침체되어 있던 Las Vegas Downtown 지역을 재탄생시키기 위한 프로젝트였습니다.

3년 여 전 Downtown Project를 시작하기 전에는 Downtown 중심부에서 한 두 블럭만 떨어진 곳에도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의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범죄율이 높아 섣불리 가기 어려운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나 Downtown Project Downtown의 재건 노력으로 이제는 훨씬 더 안전하고 활기찬 지역으로 변모했습니다.



Downtown Project는 지역 활성화에 필요한 시설들을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카페와 Bar, 공연장, 창업 공간, 병원, 서점들이 거리에 들어섰습니다. 거리가 활성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업을 성공해 두 번째, 세 번째 사업체를 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거리를 조금 걸어 가다 보면 컨테이너 상자들로 구성된 동네가 보입니다. 바로 ‘Container Park’입니다. 수 십 개의 컨테이너가 가지런히 놓여 있고, 하나 하나는 사업체가 됩니다. 6개월 가량의 시간과 자금을 지원하고, 소규모 사업을 Incubation 해 보는 공간입니다.



독특한 사연도 있습니다. 바비큐를 기가 막히게 요리해 동료들에게 대접하던 한 Zapponian Tony Hsieh의 권유로 아예 바비큐 레스토랑을 여기에 열었습니다. 사업이 정말 잘 되어 지역에서도 유명한 레스토랑이 되었다고 합니다.



Tony Hsieh가 살고 있는 곳입니다. 7평 남짓한 컨테이너에 그는 살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들어가 볼 수는 없었습니다.



이 밖에도 Tony Hsieh Tech Fund 등을 조성해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좋은 뜻으로 시작한 일인 만큼, 꼭 성공하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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