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하반기 신입사원들이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인 '한사랑마을'로 봉사활동에 나섰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쏟아진 폭우에 봉사활동에 나서는 신입사원들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습니다. 오후에 야외 물놀이가 계획되어 있었는데 이 것이 무산될까 모두 같은 마음으로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신입사원들은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혹여 실수 하진 않을까 걱정이 가득했습니다. 간단한 OT를 통해 당일 일정과 봉사수칙을 안내받았습니다. 먼저 실내에서 신입사원과 장애우들이 1:1로 매칭되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배정받은 생활실에 들려 오늘 함께 할 친구와 인사를 나눴습니다. 거동은 물론 말하는 것도 불편한 친구들이 많아 첫인사를 마친 신입사원들의 얼굴엔 긴장함 당황함이 역력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눈을 바라보고 같은 눈높이에서 이해하려 노력하자 조금씩이나마 친구들이 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함께 실내를 거닐기도 하고 친구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에 이것 저것 설명해주었습니다. 노래를 불러주니 밝게 웃는 한 친구를 위해 창피함을 무릎쓰고 복도를 산책하며 끊임없이 노래를 불러주기도 합니다.

 



하늘이는 1층과 2층을 휠체어로 오르내리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다가 궁금한 것이 보이면, 가만히 지켜보고 생각하는 어느 어린아이와 비슷했습니다. 다만, 저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의사표현 대신 큰 소리를 내는 것이 달랐습니다. 하늘이와 1 2층을 반복하여 이동하는 시간이 1시간쯤 지났을 무렵, 하늘이가 제 팔을 잡고 꼬집기 긁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제게 의사표현을 하려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늘이가 관심을 갖는 그림이나 작은 물건들을 같이 눈여겨보고 하늘이의 손에 올려주면서 하늘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하였습니다.

- 육민형 사원

 

처음 본 것 중 잊을 수 없는 것은 각 방마다 밖으로 연결되어 있는 미끄럼틀이었습니다. 재활운동 기구라고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진실은 좀 마음 아픈 것이었습니다. 화재 같은 위험상황 때 빨리 탈출하기 어려운, 장애아동들을 위한 긴급탈출시설이었습니다. 봉사활동 시작 전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그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들한테는 놀이기구라도, 이 애들한테는 정말 중요한 생명줄이라는 걸 알고 나니 새삼스럽게 장애아동들이 다시 한번 측은해졌습니다. 오늘 하루는 정말, 이런걸 의식하지 않게 해주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여태 하던 걱정은 버리고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은철이를 만났습니다. 왼팔만 자유로운 은철이의 발이 되어 산책도 하고, 책도 읽고 해주려 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아쉽게도 비가 오는 바람에 바깥바람을 쐬러 나가지 못하고, 시설 안을 같이 산책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그것도 좋아하는 은철이를 보니 아쉬운 마음을 덜 수 있었습니다.

은철이의 건물 안 산책을 도와주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은철이가 바라는 것을 알기 어려웠다는 것이었습니다. 울음과 왼손 손짓으로만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은철이와 소통하는 게 정말 어려웠고, 정해진 프로그램대로 진행하지 못할 때는 답답하다는 생각도 잠깐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훨씬 더 답답한 것은 은철이라는 생각, 그리고 그 답답함을 풀어주는 게 오늘 내가 할 일이라는 생각 때문에 곧 그런 생각을 지우고, 은철이의 손짓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은철이와 두 시간 동안 한 건물 안에서 산책했습니다.

김태성 사원

 

서로를 이해하는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모두들 천천히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었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니 모두의 간절한 바람을 알았던지 어두컴컴하던 하늘이 맑게 갰습니다. 모두들 떨리는 마음을 가득 안고 한사랑마을 건물 외부에 간이로 준비된 야외 풀장으로 나갔습니다. 한사랑마을 식구 중에는 물놀이를 처음 접해보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때문에 기쁨의 환호성과 두려움의 투정소리가 함께 풀장을 메웠습니다. 

오후에 내가 담당한 친구는 온몸이 굳어 손이나 머리를 간신히 조금 움직이는 정도였지만 표정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그리고 갑자기 밖에 나와 차가운 물 속에 들어가는 것이었음에도 표정은 활짝 피었습니다. 재미있느냐고 묻자 커다란 웃음을 짓는 모습에 마음이 찡했습니다.

이재민 사원

 

점심식사가 끝나고 한사랑마을에서 1년에 1번 할까 말까 한, ‘Summer Camp’를 하늘이와 함께 하기 위해 야외로 나가려고 했습니다. 하늘이도 분명 이번 행사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하늘이는 사람들이 많고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물놀이 행사장 앞에만 가면, 정말로 싫어했기 때문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늘이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기 위해 한사랑마을 담당자에게 말하여, 물놀이 장소가 아닌 조용한 야외 산책로로 장소를 옮겼습니다. 동기인 태성이 형과 함께 하늘이를 데리고 나무를 만지게 하고, 자동차를 만져보게 하고, 시원한 공기를 마셨습니다. 하늘이가 남자여서 그런지, 마티즈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자동차 안을 볼 수 있게 우리는 하늘이를 들어주고 Wheel도 두드려보고 창문도 만져볼 수 있도록 해주었고 그 순간, 처음으로 활짝 웃는 하늘이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이 후에도 농구공에 관심이 많은 하늘이와 농구공을 주고 받으며, 한번 더 하늘이의 활짝 웃는 미소를 볼 수 있었습니다.

- 육민형 사원

 

물놀이까지 마치고 나니 이제는 정말 서로 가까워진 느낌이 듭니다. 처음의 어색함과 답답함보다는 눈빛만 마주쳐도 웃음 짓게 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이제서야 겨우 서로를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는데 시간은 LTE보다 빠르게 흘렀나 봅니다. 벌써 봉사활동을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왔고 신입사원들은 모두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회사로 돌아오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날의 봉사는 신입사원들에게 많은 생각과 의미를 안겨주었습니다. 저마다 다른 느낌을 받았겠지만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오늘 하루만큼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는 뿌듯함은 같을 것 입니다. 

과거 서양철학에서는 육체를 마음의 감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우리는 고도로 발달한 ICT 기술을 통해 일정부분 육신의 한계를, 그리고 시공의 한계를 뛰어넘어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주변에는 아직도 가장 기초적인 육신의 한계에 매어있는 이들이 많습니다. 우리의 도구가 ICT기술이라면 이러한 이들의 입이 손이 발이 되어줄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

하루 그것도 오후의 잠깐의 물놀이는 그들의 삶에 있어서 아주 짧은 순간일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회사생활을 해 나갈 나에게도 아주 짧은 순간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날 맑아진 날씨처럼 그들의 얼굴에 계속 미소를 줄 수 있도록 우리 회사 그리고 우리는 밝은 태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날 그 친구가 지었던 환한 미소는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있습니다.

이재민 사원

 

 

 

누구에게나 행복의 기준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겪어보고 가치 있는 시간을 함께 공유했던 우리 신입사원들에게 있어서, 행복의 요소 중에 하나는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사랑을 나누는 것이라고 모두가 공감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시간을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지냈던 이번 봉사활동은 큰 배움을 얻을 수 있었던 가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육민형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