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5 2일 새벽 5.

오늘 정말 가시는 건가요?”

SK C&C 산악동호회 산오름 걷기모임을 정용 부장님으로부터 유선상으로 신청 받긴 했으나, 어제와 오늘 의사소통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혹시나 해서 새벽부터 문자를 보내자마자 전화가 왔다.

“당연히 가야지. 어디로 가면 돼?”

“제가 평촌으로 가요.”

우린 7시경 평촌중학교에서 합류하여, 산오름 회장 이영주 차장에게 전화를 했다.

“지금 어디쯤이에요? 우린 지금 출발해요.”

“네 우리는 중부고속도로를 벌써 탔어요. 아침 밥먹고 천천히 갈 테니 따라오세요. 근데 우리 어디서 만나죠?”

“도전보건소가 좋겠어요. 거기에서 봐요.”

블루투스로 핸드폰과 차량 스피커를 연결 후, 잔잔한 음악을 튼 후 T맵을 켜고 “도전보건소를 검색 후, 운전이 시작되었다. 

고속도로는 연휴를 즐기려는 차량으로 초만원이다.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기만 하고

아픈 시간들 속에서 어떻게든 가야만 해

혼자서 걸어간다면 너무나 힘들 것 같아

가끔이라도 내 곁에서 얘기해줄래

그 많은 시간 흐르도록

내 맘속에 살았던 것처럼


- 윤도현의 ‘’ 중에서 -

 

노래를 잘 하진 못하지만, “이라는 노래 가사가 참 맘에 들어, 가사를 음미하다 보면 어느새 따라 부르게 된다.  인생이건 산행이건 간에 함께 걷는다는 것은 더없이 좋은 것이다.  물론 혼자 걷는 것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마음에 맞는 사람과 같이 걷는 길은 심리적 화학작용을 일으켜 더욱 깊은 추억을 남기곤 한다.

어느새 여러 노래들을 따라 부르다 보니, 도전보건소에 도착하였다.  우리는 디스크로 상당히 오랫동안 산행을 하지 못했던 이호숙 차장이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 가장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는 코스 고르기 위해 지도를 보며 시뮬레이션을 시작했다.  6코스와 7코스를 번갈아 가며 저울질을 했는데, 7코스는 난이도는 쉬우나, 볼 거리가 별로 없다고 판단했고, 6코스는 가파른 오르막이 심히 걱정되었다.  그래서 우리가 결정 한 것은 두무산을 오르기 전의 다불암 앞에 주차를 하고, 두무산을 넘어 옥순대교로 내려갔다가 다시 다불암으로 돌아 오는 길을 택했다.  옥순대교를 내려갈 때는 산길이며, 돌아오는 길은 임도이기 때문에 이호숙 차장이 힘들어 하면 다른 사람이 먼저 올라가서 차를 몰고 태우러 갈 수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예외상황에 대해서 대비할 수 있어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되었다.

이윽고 우리는 다불암 앞으로 이동을 했고, 다행히도 주차장이 있어 주차를 하고 트레킹을 시작했다.

 

트레킹 시작점 다불암에서


청풍호, 봄 야생화, 그리고 정겨운 마을

이윽고 우리는 다불암 앞으로 이동을 했고, 다행히도 주차장이 있어 주차를 하고 트레킹을 시작했다.  다불암 앞에서 약 150미터를 걸으면 두무산 정상이고, 청풍호를 조망할 수 있다.  정상에는 여행객들을 위해 데크가 설치되어 있으며, 데크에서 아래를 바라보면 절벽이라 아찔하다. 

멀리 말목산, 둥지봉, 가은산이 시원스레 그 몸매를 자랑하고, 청풍호 너머 옥순봉과 구담봉이 마주보고 있다.  우리는 데크 아래 절벽 위 바위로 내려서 나름대로 멋진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형제바위, 독수리바위, 촛대바위를 지나 다시 다불암으로 내려와서 옥순대교로 향했다.


두무산 정상 아래 절벽앞에서 멋진 샷(나의 멋진 산친구 차세대금융1팀 정용 부장님과 형수님)

촛대바위와 산령각


천천히 임도를 따라 100미터 정도 가게 되면 작약과 황매화가 피어 있는 곳에 백봉주막이 있다.  참새 방앗간이라고나 할까?  우리는 차마 주막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도토리묵 안주에 동동주와 사이다를 섞어 마시며, 그간의 궁금했던 서로의 안부를 모아 수다로 토해 놓았다.  다시 신발을 신고 길을 떠난다.  정성스레 지어놓은 백봉전망대를 올라 다시 청풍호를 바라본다.  두무산 전망대가 청풍호를 가로질러 전망할 수 있다면, 백봉전망대는 청풍호를 빗겨 전망할 수 있다.  옥순대교의 옆면이 한눈에 바라다 보이고, 반대편으로는 비봉산이 우뚝 솟아 있다.

 

사진찍기 좋은 장소, 솟대가 정겹다


백봉전망대에서 차세대금융1팀 이영주 차장, U.Key사업2팀 이호숙 차장


우리는 다시 옥순대교를 향해 걷는다.  양지꽃, 각시붓꽃, 구슬봉이, 민들레, 괭이밥이 길가에서 우리를 맞는다. 아름답지만 특별히 수선스럽지 않으며, 자신을 과시하지도 않는다.  새들도 이리 저리 날아다니며, 생존을 위한 노동을 한다.  날개짓은 결코 과하지 않으며, 생존을 위한 먹이 외에 특별한 욕심은 없다.  이렇듯 늘상 자연의 초대를 받아 걸을 때마다 늘 깨닫는 바가 있다.

 

(왼쪽 위에서 시계 방향으로) 구슬봉이, 쥐오줌풀, 각시붗꽃, 옻순, 황매화, 양지꽃


함께 등산을 한다는 것은 걸음을 맞추는 조화로운 활동이다.  걸음이 빠른 사람은 그 보폭을 줄이고, 걸음이 느린 사람은 반대로 보폭을 늘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함께 함으로써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한다.


보폭을 맞추어 함께 걷는 자드락길


가은대교로 가는 삼거리에 내려와, 약간의 휴식을 취하고, 수산면 슬로우시티에 대해 홍보하시는 분들과 가볍게 담소를 하다가, 우리는 그 분들에게 맛집을 추천받아 다시 다불암을 향한 임도로 향했다.  정겨운 조립식 하우스가 있는 마을을 지나간다.  한가로이 황소가 휴식을 취하고, 밭에는 땅콩 풀이 하늘거린다.  두릅나무들이 즐비하나, 사람 손을 타지 않아, 새 순들이 제법 꼿꼿하다.  이팝나무는 이미 환하게 피어 연륜이 풍성한 노인 같다.  나머지 나무들도 모두 평등하게 아름답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으로 갈지자의 완만 오르막을 오르다 보니 벌써 다불암에 도착, 오늘의 힐링 트래킹을 마감한다.


정겨운 황소


가은대교 앞에서




 

 

  1. 이상기과장 2015.05.27 17:25

    사진 모두 정용 부장님 사모님이 찍으신 겁니다. 출처를 명확히 하지 않았네요.
    함께하신 모든 산우들 감사합니다.

  2. 산마루금 2015.05.27 22:24

    산이 거기 있어서, 아님 그냥 산에 갑니까?
    오르고 나면 발아래인데
    다 오르면 내려와야 하는데

  3. 이영주 2015.05.27 23:21

    5월의 연하고 부드러운 푸르름을 함께할 수 있어 좋았는데, 이리 글로 남겨주니 그 추억이 더욱 소중해집니다.
    늘 멋진 산행,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