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종기 붙어있는 집들의 벽돌과 대문 위로 전 날 내린 촉촉한 봄비가 젖어 들던 4월 21일 아침, 수진동 교회 앞에 CV혁신사업부문 구성원들이 모였습니다.  정신 없는 프로젝트 일정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요즘, 잠시 업무를 내려놓고 봉사활동을 하려니 시작하기 전부터 제 기분이 Refresh 되는 듯 하였습니다.   

구역별로 대문칠을 하기 위해 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봉사활동 준비 요원분께서 '왕년에 그림 좀 그려봤다~ 난 꼼꼼하다~' 하시는 분 손을 들어보라며  무언가 특별한 업무(?)를 맡길 적임자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 다녀온 대문칠하기 봉사에서 하루 종일 그림의 바탕만 칠하다 온 기억이 있어서,'꼼꼼한 사람을 찾는 일이라면... 혹시 도안을 칠하는 채색작업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제가 그 일(?)을 해보겠다며 자신있게 자원했습니다.

그림의 바탕을 칠하면서 제일 팔에 힘이 많이 들었던 것이  대문 사이사이에 미쳐 칠해지지 않은 부분을 메우는 '마무리 작업'이었는데, 특별한 업무가 바로 '그' 마무리 작업 이었던 것입니다. 준비 요원분께 깜빡! 속아버린 것이지요~^^ 하하

막상 작업을 시작하다보니 재미가 붙기 시작하고, 더 꼼꼼하고 예쁘게 칠하자 다짐하면서 대문 하나 하나 작업했습니다.  페인트에 신나를 부어가며 농도를 맞추고 따사로운 햇살 아래 작업을 이어가다보니 어느새 이마에 땀이 송글 송글 맺히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느정도 칠을 다 한 것 같아 전문봉사단 분들께 검사를 받기 위해 모시고 왔는데, '잘 하셨네요~' 라는 칭찬을 기대한 것과 달리 많은 허점들을 지적받게 되었습니다. 분명 칠할 때에는 구석 구석 신경 쓴 것 같아 보였는데 선생님을 모시러 갔다 온 그 잠깐 동안 제가 칠하던 대문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제가 보아도 아까 분명 꼼꼼히 다 칠한 것 같던 그 대문이 아니었습니다.

 그 때 봉사단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하루 종일 같은 곳만 보고 있으면 뭐가 잘못된건지 잘 모른다고. 그럴 땐 잠시 한 발짝 물러나보면 문제가 보이는 법이라고...”  그리고 본인이 한 것에 대한 허점보다 다른 사람이 한 허점이 더 잘 보이기 마련이라고 중간 중간 휴식시간을 갖고 하라셨습니다.  

하여 저는 제가 칠하던 페인트 통을 잠시 내려두고 대문의 페인트가 마르는 동안 다른 분들이 칠하고 계신 대문들을 구경하며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길 따라 이어진 집들의 대문 수가 굉장히 많았는데 색도 바래고 칠도 많이 벗겨져있던 대문들이 어느 덧 알록달록 다채로운 빛깔을 뽐내며 마을의 골목 골목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습니다.  

한 집의 주가 되는 '대문'들이 새 옷을 입은 모습을 보니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드나드는 '대문'이 화사한 봄의 기운을 머금은 것 같았습니다.  마을 주민분들께 소소한 일상에의 Refresh point를 선물한 듯한 기분이 들고 뿌듯했습니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 칠의 마무리를 하는데 왠지 모르게 신이 나고 무척이나 행복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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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칠하고 있는 이 대문을 통해 그 집안에도 행복한 기운이 번져 나아갈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마을을 살피는데 아침에 봤던 골목길에 마치 생기가 도는 것 같았습니다. 하루의 고된 일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수진동 주민분들께도 생기가 돌 수 있게 만드는 '대문'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상 대문칠하기 봉사활동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 글 : Platform사업팀 박준연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