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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의 마루금 걷기] 에베레스트 3 Passes 걷기 <제2화> 루클라에서 남체까지
SK(주) C&C 블로그 운영자 2015. 4. 20. 11:40제가 주로 다니는 “좋은 사람들” 이란 산악회 지맥팀 선배 두분과 2014년 11월 3일, 드디어 카투만두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우리는 4년간 지맥팀에서 함께 산행을 했으며, 일본 북알프스 산행에 우연히 함께 하여 급속도로 친해졌습니다. 2013년 5월에 네팔 마나슬루 산행도 함께 했으며, 그 좋았던 추억을 되새기며 에베레스트 트래킹을 함께 하기로 하였습니다.
루클라로 향하는 고마항공 7인승 경비행기
우리는 비행기에서 히말라야 산맥을 보기 위해 네팔로 가는 항로에서는 오른쪽 창가 좌석으로, 돌아오는 항공편에서는 왼쪽 창가 좌석으로 예약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좌석은 날개에 가려 히말라야 산맥을 온전히 구경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리 하여 이코노미석 좌석의 30번대 좌석은 히말라야를 구경하기에 좋은 좌석이 아니라는 팁을 얻어냈습니다.
약 4시간(자전이 없다면 약 6시간)이라는 길지 않은 여정으로 카투만두에 도착하였고, 우리는 산악가이드 템바의 에스코트를 받아, 호텔로 이동하였습니다. 호텔 명은 Hotel Yak & Yeti로 네팔에서 가장 좋은 호텔입니다. 그러나, 작년에 숙박했던 Shanker 호텔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Shanker 호텔은 네팔 왕족이 살았다가 호텔로 바뀐 건물로, 낡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웅장하고, 고풍스럽습니다. 복도에는 조각과 그림이 어우러져 눈을 뗄 수가 없으며, 정원이 화려하고 이국적입니다. 이에 반하여 Yak & Yeti는 모던하고 화려하나, 네팔스럽지는 않습니다.
가이드와 점심과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음 날 새벽 4시 30분에 호텔 로비에서 만나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공항의 문은 열려 있지 않았고, 문 앞에서 줄을 서서 대기하였습니다. 우리는 첫번째 도착하여 문앞에서 줄을 서 기다렸습니다. 새벽 5시 30분 비행기 표를 예약했으나, 가이드는 별도로 7시 30분 비행기로 루클라로 도착 예정이라며 그 곳에서 다시 만나자고 했습니다. 우리는 가이드와 함께 하지 못하여 내심 불안했으나, 어쩔 수 없이 GATE로 이동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예약한 항공사 안내 직원은 없었으며, 1시간이 지나도록 비행기를 탈 수 없었습니다. 이윽고, 가이드 템바가 GATE로 이동했으며, 우리 항공편보다 먼저 루클라로 이동하는 사태가 발생되었습니다. 저는 경찰에게 얘기해서 GOMA 항공 티켓팅 하는 곳을 찾아가 왜 비행기가 연착되는지 물었습니다. GOMA 항공사 직원은 14인승 비행기는 현재 날씨에서 루클라 착륙이 가능하나, 7인승 비행기는 불가능하여 기다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무려 5시간을 넘게 게이트에서 기다렸으며, 10시 30분이 되서야 카투만두 공항에서 이륙할 수 있었습니다. 카투만두에는 국내선 여객 회사가 7~8개 존재하며, 타라항공, 붓다항공 등이 대표적인데, 앞으로는 타라항공을 무조건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유는 GATE 내 직원들이 상주하여 결항이나, 연착시 승객 응대를 잘 해주며, 결항률이 낮기 때문입니다.
루클라로 가는 경비행기 내에서. 캐나다인 샤보(Chabot)
비행기에는 캐나다인 2명, 호주인 1명, 네팔인 1명, 그리고 한국인 3명이 함께 하였는데, 소형 비행기를 통해서 히말라야 산맥을 구경하는 것이 그리 멋진 것인지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 사이로 우뚝 솟은 히말라야 산맥의 광경은 압도적인 위압감과 웅장함이 더불어 존재하였습니다.
이윽고 50분간의 항로 이동을 통해 루클라 공항에 도착하였고, 먼저 온 템바와 두명의 두명의 포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니디스는 18살, 기안 20살이라고 했는데, 기안이 니디스보다 훨씬 어려보였습니다.
루클라는 흔히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고쿄, 추쿵 등 에베레스트 트레킹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지역은 셰르파족의 본거지로 약 1만 2천 여명의 셰르파들이 전문 산악가이드, 포터, 롯지 운영 등 관광업과 농사를 지으며 수천 년을 살고 있습니다. 루클라는 해발 2840m의 히말라야 만년 설산의 가파른 골짜리에 자리잡고 있어 도저히 공항이 들어설 수 없는 지역이지만 150m 길이의 짧고 경사진 활주로는 신통하게도 경비행기가 잘 뜨고 있습니다. 허나, 변덕이 심한 날씨와 급경사 등으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 중 한 곳이라고 합니다.
경비행기에서 바라본 히말라야
1일차(루클라-팍딩) 약 8km - 2시간 26분
12:25 루클라 출발
13:03 채플렁 도착
13:37 갓 도착
14:51 팍딩 도착
12시가 다 되어 공항에서 짐을 챙기고, 루클라의 한 롯지에서 아침 같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성수기답게 롯지 안 식당은 만원이었으며, 다양한 인종이 모여있는 인간박물간과 같았습니다. 식당 안이 질식할 정도로 북적거려 식사를 간단히 하고 팍딩으로 향했습니다. 팍딩으로 가는 길은 두드코시 강 계곡을 따라 완만한 내리막길로 시작하여 다시 완만한 오르막으로 이어집니다. 강 좌측으로 장쾌하게 이어지는 6000미터급 꽁데 봉우리가 장관입니다. 이동 중에 남루라고 불리우는 끈을 머리에 대고 이동하는 짐꾼들을 볼 수 있는데, 보통 80kg부터 130kg까지 짐을 지고 이동한다고 합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 쌀 한 가마니를 지고 재를 넘었다는 얘기를 듣기만 했지만, 짐꾼들을 보고서야 우리 부모님 세대가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새삼 실감이 났습니다. 탈샤로아, 채플렁, 갓 마을을 지나 상당한 규모의 팍딩 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팍딩 마을의 롯지는 정원이 아름다운 곳이 많았으며, 우리나라 제주도나 청산도에서 볼 수 있는 유채꽃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팍딩에 도착하여 우리는 야크 스테이크로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에베레스트 트레킹의 별미 야크 스테이크
히말라야 짐꾼을 트래킹 중에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보통 80kg에서 130kg의 무게를 지는데 사진과 같이 남루라는 끈을 묶어 이마에 대고 중심을 잡아 이동합니다.
히말라야 짐꾼
정원이 아름다운 팍딩 롯지
2일차(팍딩-남체) 약 11.6km - 4시간 2분
07:40 팍딩 출발
08:12 톡톡 도착
09:20 몬조 도착
10:15 체크포스트(사가르마타 퍼밋)
10:20 라자도반 출발(점심식사 후)
11:15 체크포스트(경찰 신고)
11:42 남체 도착
아침을 먹고, 두드코시 강을 따라 걸었습니다. 제법 아찔한 다리와 계곡길을 따라 걸으면 가끔씩 멋진 폭포를 볼 수 있습니다. 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미투리 산악회 최효범 대장님을 몬조에서 다시 조우하게 되었습니다. 65세의 연세에도 대장님은 6,189m의 아일랜드 피크에 19명의 회원들과 도전한다고 합니다. 40분간 완만한 오르막을 걸으면 사가르마타 국립공원 체크포스트에 도달합니다. 에베레스트 체크포스트에서 가이드가 서류검사를 받는 동안 에베레스트 박물관에서 간단히 구경을 마친 후 조르살레로 향했습니다. 조르살레를 지나게 되면 오르막 시야가 급격히 트이고, 에베레스트와 로체를 볼 수 있습니다. 라자도반부터 남체까지는 급경사 오르막인데 오른쪽 피라미드같이 생긴 산은 쿠섬 캉카루(Kusum Khangkaru)로 봉우리가 3단계로 구성된 것이 특징입니다.
급경사를 약 40분간 오르게 되면 산 둔덕을 따라 둘러싼 큰 마을이 보이는데, 여기가 남체입니다. 남체는 사가르마타 국립공원 내 가장 큰 도시로, 시장과 롯지가 가장 많은 도시입니다. 모든 에베레스트 트래킹 코스가 남체를 지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며, 보통 고소 적응을 남체에서 하고, 일부 트래커들은 루클라에서 남체까지만 가기 때문에 가장 붐비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곳은 야크 스테이크가 가장 유명한 곳으로 많은 등산객들이 저녁 식사로 야크 스테이크를 맛보곤 합니다.
65세 나이에 회원들을 이끌고 아일랜드 피크에 등정한 미투리 산악회 최효범 대장님 (출처-http://café.daum.net/miturymountain)
몬조 가는 길
두시코시 강을 따라 가는 트레킹 코스에는 엄청난 길이의 출렁다리를 계속해서 건너야 합니다.
에베레스트에서 가장 큰 도시 남체
3일차(남체-쿰중-남체) 약 10.5km - 6시간 15분
08:20 남체(3440m) 출발
08:46 에베레스트 뷰 호텔 도착
09:25 샹보체 공항 도착
11:35 쿰중(3780m) 마을 도착 및 식사
13:50 쿤데(3840m) 도착
14:35 남체 도착
일반적으로 히말라야 트래킹 광경은 해발 3500m 부터 4500m 사이의 풍경이 가장 멋집니다. 설산을 바라볼 수 있고, 높지 않도록 초목이 자라기 때문에 시야가 적당히 확보되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히말라야에서만 볼 수 있는 야생동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아침을 늦게 먹고 카메라와 음료만 베낭에 넣고 쿰중 마을로 향했습니다. 가파른 오르막 길을 따라 약 40분 동안 걸으면 에베레스트 뷰 호텔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에베레스트 뷰 호텔 앞에서는 에베레스트, 로체, 그리고 아마다블람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가까이 보이지는 않지만, 멀어도 세계의 지붕이라 불릴 만큼 장엄하고,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많은 등산객들이 이 곳에서 탄성을 지르고 모여 사진을 찍곤 합니다. 우리도 예외 없이 사진을 찍고 에베레스트 호텔에 정원에서 블랙티를 마셨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블랙티 한잔에 300루피(약 4500원)라고 합니다. 네팔에서는 무척이나 비싼 가격이지만 빼어난 광경 앞에서 300루피의 가격이라면 마셔도 나쁘지 않을 듯싶습니다.
남체 마을과 꽁데
에베레스트 뷰 호텔을 지나 팡보체 가는 길이 아닌, 왼쪽 쿰중으로 가는 길로 올라서면 샹보체 공항을 만나게 되는데, 비행기는 서지 않고 주로 헬기 이륙용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등산객들이 카투만두에서 샹보체 공항으로 바로 착륙할 경우 3700m가 넘는 높이 때문에 고산병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윽고 고개를 넘어 쿰중 마을로 향했고, 너무 강렬한 햇살 때문에 쿰중 마을에 들러 스프라이트와 점심 식사를 하는데, 마을 여럿 아낙네들이 전통 복장을 입고, 이집저집 돌아다니며 무속 의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행사를 하는지 롯지 식당 주인에게 물어보니, 지금은 축제기간이며, 집집마다 잘되기를 빌며 사찰 유지보수에 필요한 돈을 걷고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1000루피(약 11,000원)을 기부하고 그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많은 관광객으로 인해 이미 상업화된 지역이었으나, 사람들이 더없이 순박하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행복의 원천이 꼭 물질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국 트래킹 그룹 리더, 좀 더 높은 곳에서 경치를 구경하려고 높은 곳으로 올라갔습니다. 좌측 산은 피라미드 형태의 쿠섬 캉카루
축제 행사를 보고 나서, 블랙티를 한가롭게 한잔 한 후, 우리는 쿤데 마을을 지나, 남체로 향했습니다. 쿤데 마을에서 남체로 가는 길은 작은 풀들과 야생화가 발목 높이로 자라고, 랏(Rat – 붉은 가시나무로 닿으면 매우 따가우나, 야크는 주식으로 잘 먹는다고 함)과 상록수들이 어깨 높이로 자라고 있었습니다. 또한 콩데와 아마다블람을 구름 새로 볼 수 있어 몽환적이기까지 합니다.
에베레스트 뷰 호텔 앞에서, 우측 봉우리는 아마다블람
쿤데 마을에서 고개를 넘으면 급격히 남체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고, 너덟길과 계단길을 번갈아 내려와 남체 시장을 지나 다시 롯지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우리는 기안의 나이가 다시금 궁금하여, 기안의 나이를 자꾸 물어봤고, 기안은 이실직고하여 13살임을 밝혔습니다. 한창 엄마 밑에서 보호받으며 어리광을 부릴 나이에 돈을 벌어야 하는 그의 처지가 안쓰러웠지만, 우리가 그를 채용하지 않는다면 다시 기안은 일거릴 찾을 수 밖에 없는 처지를 알기에 우리의 여정과 함께 하기로 하였습니다.
쿰중 마을로 가는 길
에베레스트를 최초로 등정한 힐러리 경이 설립한 쿰중의 초등학교
축제 중인 쿰중마을 사람들과 기념샷
쿤데 마을에서 남체가는 길, 개인적으로 에베레스트에서 가장 멋진 샷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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