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만은 아닌가보다(1)
아이가 커갈수록 여러 가지 꿈도 꾸게 되고 즐거움도 얻게 되었고 이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클지 어떻게 키울까 하는 고민도 하는 등 정신 없는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 방에 피아노가 있다 보니 피아노 연습량이 예전 같지 않았다.
내가 연습할 수 있는 시간에는 아이가 자고 있어 연주하면 깰 것이고 아이가 깨어 있으면 내가 돌보아 주어야 하니 자연스럽게 연습 시간이 줄어 들었다.
좋은 일이 있으면 그에 따라 좋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했던가?? 아들이 세상에 나오게 되면서 내 인생의 중요도 순위에도 변경이 발생하는 것 같았다.
꼭 좋은 것만은 아닌가보다(2)
솔직히 위기감이 들었다.
여기에 피아노까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집이 1층인 터라 한여름 습기를 머금은 피아노는 상태가 안 좋아졌고 특정 건반은 터치감이 달라져 마치 시체를 만지는 기분이 들었다.
가장 큰 문제는 내가 페달을 세게 밟는 바람에 부품이 망가져 저음부의 경우 페달을 밟아도 울리지가 않았다는 것이다.
음이 울리지 않는 다는 것이 정말 짜증났다
음이 울리지 않는 다는 것이 이렇게 짜증날 줄 몰랐다.
반주하는 부분인 저음부가 울리지 않으니 흥도 나지 않았고 저음부가 많이 담겨 있는 곡은 연주하기가 싫었다.
‘그냥 대충 연습하지 뭐’하는 생각으로 지내다가 안되겠다 싶어 결국 큰 맘먹고 비용을 들여 대대적인 피아노 수리에 들어갔다.
우리집 피아노 지금 팔면 15만원이래~
조율사가 방문하여 피아노 조율도 하고 수리를 시작했다.
조율사는 약 30년이 넘은 우리집 피아노…. 이 피아노를 지금 자기에게 팔면 15만원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순간 ‘욱’했다.
새 피아노가 약 400만원 정도 하는데 우리집 피아노는 15만원이라니…
그 어느 피아노보다 내가 소중히 여기고 새 것보다 더 새 것 같은 내 피아노를 팔라는 이야기에 가격까지 매기는 말에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lovingly> by 유키구라모토
2006년 가을 내가 처음으로 무대에 섰을 때 연주했던 곡이다.
이 무대에는 피아니스트 이루마씨가 깜짝 출연을 해서 연주를 했었고 이루마씨가 관객들과 이야기 하고 연주하는 바람에 시간이 길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난 준비한 2곡 중 1곡 밖에 하지 못했고 거기에 이루마 다음 연주하는 바람에 내가 이루마씨에게 비교가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주눅들지 않고 나름 첫 무대를 잘 장식을 했고 이 때부터 전공자들이 아무리 리스트나 바하 등의 난이도 높은 곡을 연주 하더라도 기죽지 않고 잘 해 낼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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