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화장실이 멀어야 한다고 했다. 바로 냄새 때문이었다. 하지만 냄새 문제를 해결해 화장실을 집 안으로 들여놓음으로써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는 장소의 이동만으로 얻은 결과다. 이렇듯 간단한 생각의 전환은 때로 커다란 성과가 되어 돌아온다. 이것이 바로 창의적 사고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생각하는 회로(Psycho cybernetics)’를 갖고 있다. 그 생각의 회로대로 같은 행동을 반복하기 때문에 습관이 몸에 배게 된다. 따라서 행동과 습관을 바꾸려면 먼저 생각의 회로를 바꿔야 한다. 이는 심리학자 맥스웰 몰츠(Maxwell Maltz)가 주장한 내용이다. 지금과 다른 창조성과 혁신을 꿈꾸려면 생각의 틀을 바꿔라. 이런 생각의 틀을프레임이라고 한다.

 

 

생각의 프레임을 바꿔라

그렇다면 생각의 프레임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한 번은 어느 책에 나온 문제를 당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중학교에 다니는 딸, 그리고 필자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본 적이 있다.

 

문제] 연못에 거북과 오리가 있습니다. 다리를 세어보니 24, 머리는 7개였습니다. 거북과 오리는 각각 몇 마리입니까?(제한 시간 20)

 

연립방정식을 배운 필자와 딸은 망설이지 않고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거북을 x로 놓고 오리를 y로 놓아 4x+2y=24, x+y=7이라는 연립방정식을 세웠다. 하지만 이 수학 문제를 20초 내에 풀기는 곤란했다. 그런데 아들 녀석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닌가. 머리가 7개이므로 먼저 동그라미 7개를 그리고, 거기에 오리에서 거북의 순으로 다리 24개를 그려 가는 방법이다. 정답은 오리 2마리와 거북 5마리로, 10초 의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이 일은 우리가 신뢰하는 경험과 지식이 창의성에 주는 영향을 생각하게 한다. 특히 창조성을 중시하는 IT 업계는있는 것을 잘 관리하는 것이 아닌, ‘다르게 하고 변화시키는 것’을 하는 분야다. 하지만 관행과 고정 관념에 깊이 빠져 있는 이른바기술자들은 일을 다르게 하고 변화시키는 방법을 찾아내는 데 상당히 서툴다. 해박한 지식과 묵은 습관 을 그만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관습은 창의성의 덫이다. 학교나 회사에서 배운 이론이나 방정식으로 풀지 말고, 이처럼 그림을 그리듯 쉽게 생각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체계적으로 과거를 폐기하라

혁신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과거다. 성공한 회사는 과감하게 선셋(Sunset) 조항을 설정해 소비자에게 외면당하거나 경쟁사로 인해 폐기되기 전에 스스로 제품을 폐기한다. 프로야구의 경우 왕년의 스타 선수라도 타율이 부진하면 그 즉시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는데, 회사의 대부분은 이보다 기준이 후해서 혁신과 창의성을 가로막게 된다. 벌과 파리 6마리씩을 각각 다른 유리병 속에 집어 넣은 모습을 상상해보자. 병 밑을 빛이 밝은 창문 쪽으로 향하게 놔두면 벌은 병에서 빠져나갈 곳을 찾으려고 무진 애를 쓰다가 지치거나 굶어 죽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파리는 몇 분이 채 안 되어 6마리 모두 반대쪽 열린 병 입구로 탈출한다. 벌이 빠져나가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빛을 좋아하는 성향과 높은 지능 때문이다. 병의 출구가 틀림없이 빛이 가장 밝은 곳에 있다고 판단하고, 그에 따라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반면 파리는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고 여기저기 부딪치며 날아다니다 출구를 쉽게 발견한다.

“똑같은 방법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정신병자다라는 앨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의 말이 있다. 기존의 것을 버리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습관은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이다. 중요한 것은 책상에 앉아 생각만 하지 말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반복해서 시도해보는 것이다.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3가지 방법

기업의 운명은 직원의 창조성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원 개개인의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간단한 방법을 제안한다.

 

① 컨버전스 발상법을 활용하라 

사람들은새로운이란 말을 붙이기를 좋아한다. 그러나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도 있다. 2가지 말은 모두 진실이다. 미국 광고계의 대표적 인물 잭 포스터(Jack Foster)아이디어란 기존 요소를 새로 조합한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디어는 곧 완전히 새로운 것을 발견하거나 창조해내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어렵게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기존의 것에서 뭔가 하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융합’이란 뜻을 가진컨버전스(Convergence)’는 그 좋은 예가 된다. 이는 상품 2개를 하나로 합치는 것으로, 가정에 서 많이 쓰는 스팀청소기도 컨버전스를 이용한 것이다. 스팀다리미에 작대기 하나를 달고 밑에 걸레를 끼우는 간단한 변형을 통해 스팀청소기가 된다.

컨버전스를 잘 활용한 사람 중 하나로, 일본 최고의 부자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을 들 수 있다. 그는 19세 때 일본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갔는데, 유학 생활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한 방법으로 발명을 생각했다. 항아리에서 매일 단어 2개를 무작위로 뽑아 창의적으로 융합한 결과, 1년에 무려 아이디어 290가지를 냈다. 이렇듯 무엇과 합쳐질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창의성의 토대가 된다.

 

② 컬러 배스 효과를 활용하라  

창의성은 대상에 큰 관심을 갖고 관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사랑하면 보인다는 말처럼, 단순히보이는 것에서 관심 있게보는 것으로 관점을 이동하면 누구나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아이디어 발상법의 하나로컬러 배스(Color Bath)’ 효과가 있다. 이는색을 입힌다는 뜻으로, 우리 속담에똥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 오늘의 행운의 컬러를 결정한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빨간색을 생각했다면, 신기하게도 오늘은 빨간 것만 눈에 들어오게 된다. 빨간 차, 빨간 간판, 빨간 양말, 빨간 자전거 등 온통 빨간 것만 눈에 띈다. 그렇게 눈에 띄는 빨간 것들을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열거해본다. 그러다 보면 다양한 분야에서 빨간색만의 공통분모를 찾게 되고, 자신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많은 아이템을 모을 수 있다.


컬러 배스 효과는 색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비스 잘하는 방법을 입력시킨다면, 길을 걷다가도 지나치는 사람이 서비스를 잘할 것 같은 복장인지 아닌지 평가하게 된다. 또 라디오를 듣거나 TV를 볼 때도 그와 관련된 정보가 눈이나 귀로 들어오고, 설혹 관계가 없더라도 연관성을 찾아낸다. 관심 있는 주제를 정하고 하루 종일 관찰해서 정리해보는 방법으로 컬러 배스를 활용해보자.

 

③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을 경험하라 

창의성과 생산성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휴식이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샤워할 때나 침대 속에서, 그리고 화장실에서 가장 많이 떠오른다. 긴장이 풀리면 뇌의 리듬이 느린 파장으로 돌아서는데, 이 상태의 사람은 창조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 세상에서 이루어진 가장 가치있는 일은 한가할 때 이루어졌다”는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의 말을 떠올리게 하는 일화 하나를 소개한다.

포드사를 설립한 헨리 포드(Henry Ford)는 업무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능력 있는 전문가를 고용했다. 그 전문가는 회사의 모든 부분을 긍정적이고 만족스럽게 평가했지만, 딱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고 보고했다.

“저쪽 사무실에 앉아 있는 저 작자가 사장님의 돈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저 친구를 여러 번 봤는데, 그때마다 책상 위에 발을 올려놓고 노닥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헨리 포드는 이렇게 답했다.

“저 친구는 수백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낸 대단한 친구야. 그 아이디어를 낼 때도 저 친구 발은 지금 그 자리에 있었어. 책상도 똑같구먼 그래.”


이는 열심히 오랜 시간 일하는 사람만 인정받을 수 있다는 기존의 통념을 바꾼 사례다. 만약 그 직원이 하루 종일 전화를 받고 이메일을 확인하며 일에 파묻혀 살았다면, 과연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을까?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 아무리 생각해도 적절한 해답이 떠오르지 않을 때, 즉가장여유를 찾지못할 때 오히려 가장 필요한 것이 휴식과 새로운 경험이다. 휴식은 더 나은 아이디어와 해답을 얻기 위한 일종의 투자인 셈이다.

지금은 공부를 잘하기 위해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아닌 공부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필요한 시대다. 붕어빵 모양의 틀에 밀가루 반죽을 부어 넣으면 모두 붕어빵이 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기존의 틀을 과감히 바꾸는 용기가 필요한 때다.

 

 

 

장정빈 소장은

6년간의 교사 생활을 거쳐 22년 동안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에서 연수원 교수, 마케팅 팀장, 지점장, 콜센터장을 역임하고, HSBC은행의 상무로 고객경험업무를 총괄했다. 현재()한국경영정책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이며, 스마트경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타잔 마케팅> <먼저 돌아눕지 마라> <리마커블 서비스> <하루를 일해도 사장처럼> 등이 있다.

 

 

: 장정빈(스마트연구소장)
출처: SK C&C 사보 Create & Challe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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