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페이스북 물물교환 그룹을 통해 알게 된 '파주키친'의 임경호 쉐프님. 신랑 바지와 수건을 물물교환 할 기회가 있었는데, 물건 대신 식사를 대접해주시기로 하셨다

원테이블 레스토랑(?) 얼핏 들어보긴 했으나, 나에게는 생소한 단어였다. 식사를 하러 처음 뵙는 쉐프님의 가정집을 방문한다는 게 너무나 어색했지만, 호기심 많은 우리 부부는 화학조미료, 화학첨가물, GMO 등이 들어 가지 않은 건강하고 신선한 친환경 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에 마음이 더 이끌렸다. 설레임으로 가득찬 쉐프님 집으로 신랑과 함께 찾아 갔다. 


정말 고요했던 파주키친의 내부.


베란다에 펼쳐진 아름다운 산이 내 마음을 경건하고 차분하게 만드는 느낌을 받았다. 


벽에는 '봄'이라는 글자로 인테리어가 되어 있었다.


별 거 아닌 글자일 수 있지만, 의미 자체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거실 주변엔 쉐프님이 키우시는 식물들이 장식되어 있었다. 쉐프님과 가벼운 인사와 함께 주변을 둘러본 후 자리에 앉았다.


파주키친 메뉴


지금은 더 다양한 메뉴들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쉐프님의 추천메뉴에 따라 먹어보기로 결정했다.  


깜찍한 테이블보 앞에서 배고픈 배를 움추리며, 맛있는 식사를 기다렸다.


상큼하게 입맛을 돋구어 줄 레몬이 들어간 물을 주셨다.   열심히 음식 만드시는 임경호 쉐프님 몰래 찰칵!


요리에 대한 정성과 원재료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대단하시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내가 갔을 때는 투병중이신 쉐프님의 배려로 '셀프 서빙'과 '셀프 설거지'가 있었다. 음식을 만들어 주시면 부엌에서 가져와 테이블까지 직접 가져오면 된다. 우리 신랑은 일일 웨이터를 도맡아 식사의 재미까지 UP! 



에피타이저로 나온 ‘유기농 현미야채스프’


100% 유기농 원료만 사용하며 음식 대부분이 채식위주로 식사가 제공된다. 평소 저염식으로 식사를 하려고 하는 편인데, 파주키친의 음식들은 짜지 않고 담백하며 입에 잘 맞았다. 직접 갈으신 현미 알갱이와 야채가 입안에 돌면서 고소한 현미의 맛을 한번 더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 메뉴는 ‘오븐구이 채소샐러드’


맛있게 먹은 후 집에서 다시 한번 그 음식의 맛을 느끼기 위해 흉내를 내보기까지 했던 샐러드. 채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 정말 신선하고 따뜻하게 갓 익은 채소의 식감이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토마토 리조또’


밥을 꼭 먹어야 하는 나를 위해 쉐프님께 따로 부탁 드린 '토마토 리조또'! 우리가 먹는 짭짤한 토마토 리조또와는 다른 깔끔하며 건강한 맛을 낸다. 


상큼하며 깔끔한 뒷맛을 보여준 아삭한 식감의 ‘오이피클’


직접 담그신 음식이다. 종종 원데이 쿠킹클래스를 여시는데, 수업 중 레시피 비법을 알려주신다고 한다. 꼭 한번 배워보고 싶은 음식 중 하나.


마지막 메인디쉬 ‘두유크림파스타’


동물성 음식은 사용하지 않은 채 두유로 만들어주신 퓨전파스타. 두유 파스타는 처음 접했는데, 들깨가루가 들어간 듯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난다. 또 여러 가지 채소와 함께 먹을 수 있어서 입이 즐거웠다. 


여느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메뉴로 입이 호강 중. 평소에 먹을 수 없는 건강한 퓨전메뉴이기에 더 매력있는 음식들.


식사의 마지막은 유기농 오미자차로 깔끔하게 마무리.


파주키친에서의 식사는 정말 내 몸 뿐 아니라 마음까지 건강하게 된 식사였다. 



식사 후 알게 된 쉐프님의 이야기

임경호 쉐프님은 만성신부전증 환자이다. 2012년 4월, 몸에 이상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가 진단을 받은 병. 그 이후부터 병이 깊어져 응급 혈액투석으로 한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 후, 나이 서른에 복막투석 환자가 되어 하루 네 번 투석하면서 투병을 시작하셨다고 한다. 

그 전에는 박사학위를 받고 강단에 서려던 멋진 계획이 있으셨지만, 꿈을 잠시 접어두고 건강을 돌보기 위해 경기도 파주로 오게 됐다고 한다. 임경호 쉐프님의 파주생활은 처음으로 독립하여 생활을 꾸린 곳이기도 하고, 독립해 산다는 것은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하셨다. 

몸이 성치 않기 때문에 아무 음식이나 먹을 수 없었고, 건강을 위해 한살림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한살림의 신선하고 좋은 식재료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기 시작하셨다고 한다. 

또 만성신부전증 환자인 쉐프님에게는 음식조절이 필요했기에 식사하는데 있어서 더 까다롭게 음식을 만들어야 했다. 

식재료의 특성과 맛, 영양 성분 등을 파악해 식단구성을 하고 매일 조금씩 다르게 다양한 메뉴를 만들어 보는 일에 흥미를 느끼셨고, 날이 갈수록 요리솜씨가 느셨다고 한다. 

힘겹게 요양생활을 이어가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건강하지 않은 몸으로 어떻게 하면 적게 벌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셨다고 한다. 

무엇보다 본인과 같이 아픈 환자도 안심하게 먹을 수 있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통해 사람의 마음까지 움직여 행복감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확신으로 시작한 '파주키친'

임경호 쉐프님만의 '요리신념'은 요리사로서 사람들에게 맛으로도 기쁨을 주고, 건강을 동시에 지켜주며 자연과 함께 자신과 이웃을 행복하게 만드는 '행복의 열쇠'라고 말씀하셨다. 



이번에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겨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파주키친 내부모습


좀 더 아늑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분위기로 입과 눈이 즐거운 행복한 식사였다. 임경호 쉐프님과 만남을 통해 유기농 음식에 관심이 더욱 많아졌고, 건강에 대해 소홀했던 우리 부부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됐다. 건강한 음식을 찾으신다면, '파주키친'의 원테이블 레스토랑을 방문하시면 어떠실까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