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6년 10월 29일 06시34분 ~ 11시14분

산행경로 : 천관산농원 체육공원 금강굴 환희대 연대봉 남근석 천관산농원


  천관산

신불평원과 사자평이 억새의 규모를 자랑한다면 천관산은 억새의 분위기를 자랑한다.  물론 천관산은 봄의 진달래로도 유명하지만 가을의 억새는 바다와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천관산은 지리산, 내장산, 월출산, 변산과 더불어 호남의 5대 명산으로, 온 산이 바위로 이루어져 봉우리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다.  기바위, 사자바위, 부처바위 등 이름난 바위들이 제각기의 모습을 자랑하고 있으며, 특히 꼭대기 부분에 바위들이 비죽비죽 솟아 있는데, 그 모습이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 같다하여 천관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산에 오르면 남해안 다도해가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지고, 북으로는 영암의 월출산, 장흥의 제암산, 광주의 무등산이 한눈에 들어오며, 날씨가 맑으면 바다쪽으로 제주도 한라산이 신비스럽게 나타난다. 능선 위로는 기암괴석이 자연조형물의 전시장 같고, 정상부근으로 억새밭이 40만 평 장관을 이룬다. 매년 가을 이 곳 천관산 정상 억새평원에서 천관산 억새재가 열린다. 산 중턱에는 신라 애장왕 때 영통화상이 세운 천관사가 있었으나, 현재는 법당, 칠성각, 요사 등이 남아 있으며, 천관사 3층석탑(보물795), 석등(전남 유형문화재134) 5층 석탑(135) 등 문화유적들도 몇 가지 존재한다.

[참조] 다음 백과사전(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52XXXX126253)

 

  산행 시작

산오름 운영진은 4분기 정기산행은 천관산으로 결정하였다. 남도 억새와 편백나무숲, 그리고 지역의 맛집을 테마로 결정한 혜안이었다.  이 멋진 산행지에 외국인 친구 프란즈와 함께 하기로 했다.  우린 회현역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회현역 4번출구에서 만났다.  프란즈는 택시기사에게 회현역에 가자고 했는데, 발음이 어려워 택시기사가 프란즈의 발음을 알아듣지 못하여 지도를 보여줘야 비로소 회현역에 갈 수 있었다고 한다.  산악회에서 마련한 28인승의 안락한 버스를 타고 남도 장흥으로 향한다.  버스는 날이 밝을 때 도착하기 위하여 천천히 이동한다. 

이윽고 날이 밝고, 산행을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천관산 농원에서 좌측길로 시작하여 우측으로 내려오는 것이 정상이나 오늘은 우측으로 올라 좌측으로 내려오는 길을 택했다.  동백이 있는 낮은 경사로를 지나다 암릉길로 접어든다.  프란즈가 숨이 가빠오는 것이 느껴진다.  그런 프란즈를 앞세우고 천천이 오른다.   능선 우측 동편에선 어스름이 피어 오른다.  언제나 그렇듯 어스름 피어나는 아침은 신비스럽고 아름답다.  물론 산행중에선 더욱 그렇다.  두개의 암릉을 더 오르자 전망이 펼쳐진다.  능선 너머로 바다가 펼쳐지고 섬들이 표주(標註)처럼 자리잡고 절경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하는 듯 했다. 

예전에 없던 계단들이 설치된 길을 따라 오르면 50미터마다 장관이 펼쳐진다.  그 멋진 장관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가슴은 잉걸불과 같이 타오른다.  어렵지 않은 암릉길을 따라 오르다 능선길을 되돌아보면 바다와 더불어 장관을 이룬다.  거친 바위가 수억년간 바다바람으로 다듬어져 거친 염원이 특정한 형상으로 변형된 것 같아 보였다.

생빛 아침으로 맞는 능선길에 아름다움을 지천으로 둔 오늘은 정말로 행복하다.  덤으로 사랑하는 산친구들과 함께하는 길이라면 더욱 기쁨으로 충만하다.  잘쯔부르크 출신이라 알프스의 멋진 광경을 수없이 봐왔던 프란즈도 한국 남도의 멋진 풍경에 반한 것이 확실하다.  그는 계속해서 천관산에 따라온 것이 정말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능선 오른 편으로 바다 위로 어스름이 피어 오르고


암릉길을 올라 첫번째 전망바위에서


역광으로 바다를 강조해 찍은 사진


두번째 전망바위에서 오스트리아 친구 프란즈


환희대로 가는 능선길을 배경으로 함께한 우리은행 차세대 개발 프로젝트 팀원들


암릉과 바다, 그리고 새털구름이 한폭의 수채화를 구성한다


나도 멋진 풍경의 일부가 되고 싶다


암릉은 세찬 바람을 밤새 견디고, 그리하여 오늘도 눈부신 그리움을 보여주나니


환희대에서 연대봉 가는 길의 억새와 바다


  주능선길에서

암릉 길을 따라 300미터 정도를 더 오르면 환희대(歡喜臺)에 도착한다.  환희대 정상은 서남쪽 양암봉을 거쳐 천관산 자연휴양림으로 하산할 수 있으나, 우린 그 반대편 동남쪽 능선을 따라 천관산 정상인 연대봉으로 이동하려 했으나, 프란즈가 양암봉 방향으로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나는 프란즈가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얼른 서쪽 능선길로 따라가보니 프란즈는 서쪽 능선길에 서서 고금도와 완도를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아찔하도록 이 아름다운 다도해를 바라보았다.  천관산 우측으로 달마산, 두륜산, 주작산, 덕룡산, 월출산이 사열을 하고 있었다.  멀리 완도의 상왕봉도 지척인 듯 했다.  신지도 뒷편으로 청산도가 빨리 오란 듯이 우리를 부르고 있었다.  바람은 상쾌하여 심호흡을 하면 늑골 시리도록 신선한 공기를 가슴에 품는다.  억새들도 바람에 휘날려 섬연하다.  햇살은 연신 억새 위로 착지를 하고, 그런 억새를 바라보는 우리의 눈은 시리다.  시월 초까지도 그리도 더워 쑥부쟁이, 구절초도 땀을 흘리더니, 보름새 저리 단풍이 들고 억새가 농익어버렸다.

다시 뒤를 돌아 연대봉으로 향한다.  억새들은 바람의 박자에 맞추어 상하좌우로 고개를 흔든다. 파도가 부르는 노래를 억새가 듣고, 억새 추는 몸짓을 바다가 바라보듯이 천관산과 바다는 서로 흔들림 없이 사랑하는 사이다.  그렇지 않다면 저렇게 한몸으로 어울릴 수 없다. 

은빛 어깨 들썩이는 능선길을 가르며 연대봉으로 가는 길은 천관산의 백미이다.  햇살을 물킨 억새가 눈부신데다 섬들이 바다위로 얼기설기 나열된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차안(此岸)과 피안(彼岸)의 경계가 모호해진 길을 걷는 듯 하다.  이런 몽롱한 정신으로 걷다 보니, 어느덧 연대봉에 도착한다.

 

환희대 정상에서 배한기 부장님


아찔한 암릉에서 머리카락은 바람에 휘날리고


블랙야크 100대산 도전에 나선 이판기 부장님도 환희대에서 만나서 한컷


연대봉 가는 길에 프란즈


가뜩이나 아름다운 천관산 동남쪽 바다에서 휘황찬란한 빛내림 중


억새가 하늘거리며 완도와 신지도를 바라본다


되돌아본 환희대


섬과, 바다, 그리고 억새가 장관인 산은 오직 천관산 밖에 없다


아름다운 금당도, 거금도, 소록도를 배경으로


드디어 연대봉에 도착하여 찍은 산오름 단체샷


연대봉 정상의 풍경


  하산길

바람은 점점 강하게 불고, 우린 연대봉을 지나 하산길로 접어든다.  하산길은 장흥군과 고흥군 사이가 커다란 만으로 형성되어 고흥 육지와 바다를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다.  고흥에서 지척으로 가까운 아름다운 소록도도 볼 수 있다.  최근엔 소록도와 거금도에 다리가 놓여 배를 타지 않고도 갈 수 있다고 한다. 

하산길 좌측으로는 우리가 올랐던 첨봉이 가득한 능선길을 볼 수 있다.  천관산은 작은 산이나,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경치를 바라봐야 하는 알찬 산이다.  산오름 회원 모두 천관산에 온 결정이 정말 잘 한 결정이라고 호들갑스럽게 얘기한다.  이 멋진 광경을 함께해서 기뻤다.  특히 외국에서 온 친구가 한국의 자연에 감탄하는 것을 보니 배로 기뻤다. 

천관산에서 하산한 후, 주차장 앞에서 한 할머니가 파는 오가피 열매를 사고, 국내 최대 규모의 편백나무숲인 우드랜드를 1시간 보너스로 트래킹을 한 후, 뒷풀이로 장흥삼합 식사를 한 후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다.


하산길에서도 억새가 장관


처음 본 사이라고 해도 함께 산행한다면 바로 친구가 된다


서남쪽 능선을 배경으로 한 이정훈 부장님


서쪽 능선 고흥 육지와 소록도를 배경으로 한 이행현 과장님


키작은 소나무가 있는 암릉길에서 신교선 부장님과 프란즈


우리가 지나왔던 건너편 마루금


우드랜드 편백나무 숲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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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랑거철 2016.11.01 17:59 신고

    산 잘 타는 만큼 글도 잘 쓰네요

  2. ㄱㄴㄷ 2016.11.01 18:47 신고

    산과 바다의 환상 조합이네요..^^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으로 잘 못 알고 있었네요..ㅋ

  3. 김수민 2016.11.01 19:15 신고

    천관산과 바다는 흔들림없이 사랑하는 사이라는 문구가 마음에 남습니다. 히말라야 트레킹도 갔다오셨나봐요. 가고 싶은 곳... 언제쯤...

  4. 산산산 2016.11.01 21:57 신고

    천관산 낯선 산인데 진짜 비경이네요.

  5. 당랑거철 2016.11.02 15:41 신고

    내년에는 킬리만자로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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