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마케팅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열어보지 않고 그냥 쌓아두기만 한 광고 메일들? 

아니면 스팸편지함에 쌓여있는 스팸메일들?

이메일마케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이메일마케팅 자체의 문제에서 온 것이라기보다는 이메일마케팅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데서 온 것입니다. 디지털마케팅에 대한 관심은 대부분 SNS, 메신저에 집중되어 있고, 이메일마케팅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논의는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출처 : https://stumpblog.com/top-5-email-marketing-tips/

하지만 이메일마케팅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보면 이렇습니다.

1. 이메일은 여전히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도구 중 하나입니다.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이메일 주소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들 모두가 이메일의 사용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인터넷 이용자의 49.6% 1개월 이내에 이메일을 사용한 '활성 사용자'입니다. 참고로 SNS 58.1%입니다.

2.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습니다. 다른 온라인 마케팅 채널은 좋든 싫든 사용자가 모여있는 특정 서비스에 종속되어있기 때문에 서비스의 흥망성쇠에 따라 채널에 대한 전략도 수정되어야 합니다. 모바일 앱으로 푸시 마케팅을 하는 경우에는 푸시 알림을 끄거나 앱을 삭제하면 더이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이메일 주소는 웬만하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의 흥망성쇠나 앱의 설치 여부에 관계없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3. 1:1 대화가 가능합니다.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다양해지고 고도화되면서 마케팅과 고객지원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마케팅과 고객지원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게 됐습니다. 이메일은 1:1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마케팅과 고객지원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습니다. (회신이 가능한 마케팅 이메일은 고객과의 1:1 대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사용자 특성에 맞게 메시지를 다르게 설계하여 마케팅 이메일 자체를 1:1 대화처럼 느껴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이메일마케팅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메일마케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SNS 마케팅은 책이나 세미나를 통해 국내에서도 공유와 교류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에 비해 이메일마케팅은 공유와 교류의 기회가 거의 없다 싶을 만큼 환경이 열악합니다. 

이메일마케팅 서비스인 스티비(https://www.stibee.com/)를 만들면서 공유와 교류에 대한 갈증을 항상 느껴왔습니다. 이메일마케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뉴스레터를 발행하기도 하고 현업에서 이메일마케팅을 담당하는 분들을 만나고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했지만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퍼블리(PUBLY)[각주:1]를 통해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이메일마케팅 컨퍼런스인 TEDC(The Email Design Conference)에 다녀올 기회가 생겼습니다.

TEDC는 마케터, 개발자, 디자이너 구분없이 이메일 긱(Geek)[각주:2]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메일마케팅과 관련된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는 컨퍼런스로, 다양한 직군이 모이는 만큼 마케터 중심의 다른 컨퍼런스에 비해 풍성하고 다채로운 내용으로 구성되며 공유와 교류도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TEDC 현장에서는 글로만 접하던 미국 이메일마케팅 업계의 분위기를 직접 느낄 수 있었고, 글에서는 얻기 어려웠던 생생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TEDC에서 보고 들은 것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이메일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참여(Engagement)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2. 이메일을 제대로 도달시키기 위해서는 잘못된 사용자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잘못된 사용자 데이터가 섞여있으면 스팸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3. 이메일을 디자인할 때는 화면 단위가 아닌 모듈 단위로 접근해야 합니다.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이 모듈 기반으로 이메일을 제작하면, 모듈을 개인의 특성에 따라 교체하는 방식으로 개인화 된 이메일을 발송할 수 있습니다.

4. 이메일마케팅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프로세스, 기대 수준, 책임과 역할 등을 분명히 해야합니다.

이 밖에도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들었던 인터랙티브 이메일 제작 방법, 자동화 된 이메일마케팅 프로세스 등 새로운 기술과 노하우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왔던 것은 이메일마케팅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기 위한 이메일마케팅 관련 종사자들 스스로의 노력이었습니다.

TEDC는 스폰서십을 배재한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기업 홍보 부스를 볼 수 없었습니다. 대신 세션을 진행한 연사들이 테이블마다 자리를 잡고 있어, 쉬는 시간에 연사들과 직접 대화를 하거나 같은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참석자의 이메일을 300여 명의 청중 앞에 띄워놓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컨퍼런스 기간 중에는 참석자들과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파티도 연일 이어졌습니다.

첫째 날 저녁, 웰컴 파티(Welcome party)


둘째 날 저녁, 애프터 파티(After party)

돌아와서는 국내에서도 이런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마음에 퍼블리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에 참석한 분들과 오프라인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걱정과 달리 참석한 분들이 다양한 고민과 경험을 공유했고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이메일마케팅 오프라인 워크숍 ©PUBLY

이메일마케팅과 관련된 강의를 할 때 소개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 캠프의 이메일입니다. 대선 후보 씩이나 되는 사람의 이름으로 발송되는 이메일인데도, 마케팅 목표를 달성하는 것 외의 부수적인 것들은 모두 덜어낸 듯이 보입니다.

‘Hey-’, ‘Dinner?’와 같은 이메일 제목은, 마치 힐러리가 직접 나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간단하고 가벼워 보이지만, 이런 제목들 하나하나에 이메일마케팅 담당자의 깊은 고민과 수많은 테스트와 시행착오가 담겨져 있을 것입니다. 

이메일마케팅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국내에도 이런 사례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이메일마케팅 하면 무엇이 떠오르냐는 질문에, 열어보지 않고 그냥 쌓아두기만 한 광고 메일들이나 스팸편지함에 쌓여있는 스팸메일들이 아닌, 국내 스타트업이 보낸 재기발랄한 광고 메일이나 구호단체가 보낸 감동을 자아내는 이메일처럼 기억에 남는 사례로 회자되는 마케팅 이메일들을 떠올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글 / 사진 : 슬로워크 임호열, 스티비 기획담당


  1. 퍼블리: 크라우드 펀딩 형태로 지적 컨텐츠를 판매하는 스타트업을 지칭 [본문으로]
  2. 긱(Geek) : 특정 분야(특히 IT와 관련된)에 전문성을 갖고 몰입하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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