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소프트웨어의 대명사인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그 클라우드 버전이 등장한 것은 2011년이다.

이미 서버 등 각종 인프라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해 주는 IaaS, 운영체제나 미들웨어와 같은 플랫폼을 서비스로 제공해 주는 PaaS , 클라우드가 모두에게 대세가 되고 있었던 시절이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의 클라우드 버전 등장은 누구에게나 친숙한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클라우드에 올리는 SaaS가 드디어 대중화되었음을 알리는 일이었다.

  

대세가 된 SaaS 

소프트웨어란 과거의 상식에 따르면 박스를 사서 CD를 꺼내 인스톨하는 것이었다. 네트워크를 통해 설치하게끔 된 후라도, 라이센스는 대개 기계마다 제공되었다. 회사마다 PC 1 1대였다. 하지만 이제는 직원 수보다 클라이언트 장비 수가 더 많아졌고, 여기에 BYOD(Bring Your Own Devices)라는 트렌드를 신봉, 스스로 구매한 개인 장비를 무리해서라도 사적으로 연결해 쓰는 일도 많아졌다. 또한 처리의 상당 부분을 클라이언트가 아닌 서버에서 하는 편이 상식이 되기도 했다. 클라이언트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늘 인터넷에 접속된 상시 접속(Always On)의 시대인만큼, 소프트웨어란 예전과 같이 내 PC에서 완결되는 제품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띄워서 사용하는 온라인 서비스가 되었다.

따라서 기계당 라이센스가 아닌, 사용자당 과금을 하는 풍토가 자연스러워졌다. IaaS PaaS 등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위에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소프트웨어 벤더가 책임지고 가동하고 그 사용권을 렌탈하는 일을 SaaS라고 부르며 수긍하게 된다. 한꺼번에 사려면 비싼 라이센스지만, 매달 나눠 내면 또 낼만 했다. 예컨대 가난한 예술가에게 당장 포토샵을 살 돈은 없지만, 월 구독료는 어찌 낼 수 있다. 보안, 업그레이드, 백업, 퍼포먼스 등 모든 것을 책임져 주므로 구독해서 그냥 쓰기만 하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 어도비, 오라클 등 종래의 대표적 소프트웨어 벤더들은 이미 SaaS 구독이 수익의 상당 부분을 점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아예 세일즈포스처럼 SaaS 전문 업자들도 등장해, 그 세를 키우기 시작한다. 뉴욕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세일즈포스의 시장가치는 55조 원을 넘겼다. SaaS는 대세였다.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C, Creative Cloud) 한 때 SW 업계에서는 IT환경이 PC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생태계가 옮겨가며 어도비 위기론도 부각되었지만 어도비는 일찌감치 ‘어도비 CC’를 출시(2012년), 작년 기준으로 가입자 600만 명을 넘겼다.   세일즈포스닷컴(Salesforce.com) 세일즈포스닷컴은 클라우딩컴퓨터 서비스를 제공한 최초의 기업이다. 웹을 기반으로 응용소프트웨어 임대방식을 통해 고객관계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경영 관련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고객 기업의 컴퓨터에 직접 설치하는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 대신 그들의 서버에 접속하는 고객들에게 사용료를 받고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방식은 자신들이 직접 소프트웨어를 설치/관리하는 데 시간을 들이고 싶지 않았던 중소규모의 사업체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것이라고 평가된다.

 

기업 SI 환경에도 찾아온 SaaS라는 필연 

SaaS는 일반인이 생각하고 또 일상 속에서 쓰고 있는 클라우드의 개념과 가장 잘 부합한다. 웹이나 앱으로 접속해서 바로 사용하는 온라인 서비스, 스마트폰으로 한 두어 종은 누구라도 써봤던 그 느낌 그대로 회사 일에도 적용해 봐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IaaS는 하드웨어를 신경 쓰지 않도록 해주지만, 여전히 개발자와 관리자가 그 위에서 무언가를 깔아야 하고 또 나머지 관리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한다. PaaS는 미들웨어 및 플랫폼 스택까지 알아서 제공해 주지만, 역시 시작은 텅빈 공간이다. 하지만 SaaS에는 어찌 되었든 이미 만들어진 당장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놓여 있다.

SaaS가 기업 IT 환경에서 지닌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맨땅에서 시작하지 않게 해준다는 점이다. 이미 무언가 들어 있기에 이왕 하는 업무, 아쉬운 대로 바로 써봐야겠다는 자세를 가지게 한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만나는 앱이나 웹사이트가 어딘가 100% 입맛에 맞지는 않아도 맞춰가면서 쓴다. 가격대비 성능비를 생각해 보면, 그 정도라도 고마운 적이 적지 않다. 물론 다 수지가 맞아서 하는 장사다. 우리가 광고를 봤기에, 우리가 회원으로 있어 주기에 제공해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맙게 활용한다. 아쉬워도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나은 정도, 이 지점이 최적점이었다. 어차피 우리 인생의 가장 중요한 일들을 그 앱이 맡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저 생활의 뻔한 일들을 앱이 편하게 해주는 것이기에 불평할 이유가 없다. 회사 일도 마찬가지다. 일상적 정형 업무는 얼마든지 남에게 맡길 수 있다. 아무리 그런 업무를 아름답게 준비하고 구축해도 기업 가치는 별로 향상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일이기에 종래의 조직은 이를 어쩔 수 없이 하나하나 발주하고 프로젝트를 벌여 구현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모두 인건비였고 자본지출(CAPEX)이었다. 모두 경영진에게는 부담스러운 항목들이다.

따라서 초창기 SaaS는 어느 회사에서나 비슷하고 크게 차별화하기 힘든 업무들, 약간 손에 맞지 않아도 글로벌 베스트 프랙티스를 따른다는 명목하에 참을 수 있는 업무들부터 퍼져나갔다. 메일 협업 등의 오피스 업무, CRM, 인사회계 등의 사무처리 등등 지금 뜨고 있거나 성공한 SaaS 솔루션들의 면모는 하나같이 이런 계열이다.

 

 

SaaS, 그 두 번째 점프, 어디까지 뛸 것인가? 

하지만 각 회사의 사정은 제각각이고, 무언가 우리 회사만의 업무가 필요해지곤 한다. 고객을 위한 남다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업의 자세이니 당연하다. 남들 다 쓰는 프로그램으로는 차별화를 꾀할 수 없다. 결국은 각 기업이 지닌 업의 본질을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의 형태로 빚어내는 힘이 앞으로의 기업 경쟁력일 터, 본격적인 업무 앱을 저렴하고 재빨리 개발하는 일은 모두가 다시 동일

 선상에 선 클라우드 시대일수록 중요해진다. SaaS의 새로운 기회는 여기에 있다. 기업 IT의 지난 흐름을 보면, SI(Integration)도 그렇고 십수 년째 지속 중인 서버 통합(콘솔리데이션, Consolidation)이라는 트렌드도 그렇고 모두통합에 있다. 여기서 통합이란 너저분하게 늘어져 있는 서버들을 가상화하여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통합시키자는 것. 여분을 없애 전산 조직을 슬림화하여 비용을 절감하자는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애플리케이션, 즉 신규 업무를 빨리 개발하고, 손쉽게 배포하고, 간편히 관리하기 위해 자원을 재정비하고 통합하자는 뜻이 있다.

시스템의 힘으로 업무를 달리하게 하는 것은 중요한 경쟁 우위다. 지금껏 차별화되고 독자적인 업무 요건을 만족하기 위해 SI 발주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간의 SI와 서버 통합 등 종래의 통합 전략이 그 기대에 부응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업무란 것은 신경 쓰자면 끝이 없다. 하지만 공을 들이면 들일수록 이 모든 것은 고객 기업의 입장에선 비용이고, 무엇보다도 고객의 시간이라는 되돌릴 수 없는 자원을 소모하게 된다. 거대 자본을 들인 차세대 프로젝트가 끝나도 여전히 엑셀을 활용해서 업무를 보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제각각 갱신된 파일이 돌아다니다 보니, 데이터가 여러 버전이 난립해서 앞뒤가 맞지 않고 중복이 일어나기도 한다. 정보가 일원관리 될 수 있는 기반이 여전히 마뜩잖다. 급하고 필요한 것은 늘 변한다. 굳이 만들지 않아도 되는 것을 만드느라 발등의 불을 못 보는 SI가 많았던 것이다.

 

오피스365(Office365) 워드·엑셀·파워포인트 등 다양한 오피스 문서를 언제 어디서나 읽고 편집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기존에 작업하던 문서를 클라우드 저장소인 ‘원드라이브’에 저장해 놓고 해당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접속하면 기존 PC 환경과 동일하게 태블릿·스마트폰 등에서도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다.

시스템을 기획하고 완성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 시스템으로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이 최종 목적이다. 일을 시스템에 억지로 맞추거나, 시스템을 일에 최적화하느라고 무리한 세월을 낭비하곤 한다. 꿰지 않는 구슬만 서 말째 만들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지금은 사용자의 능력이 예전 같지 않은 시대다. 기업 경영이 SaaS에 거는 기대는 여기에 있다. IoT에서 BYOD까지 작금의 IT 트렌드는 모든 종업원과 고객이 하나씩 들고 있는 스마트폰이 큰 업무 효율화를 가져올 것이라 경영에게 속삭인다.

모바일 시대에는 고객 업무도 셀프서비스로 유도할 수도 있다. 지점에서 종이로 처리되던 많은 일을 고객의 스마트폰에서 처리한다. 계약 관리에서, 출장 관리, 빌딩 관리까지 우리 기업 특유의 다양한 업무를 개별 부서의 아이디어로 현업 주도의 업무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 수 있다면 활용도가 늘어난다. 하지만 이 모든 요건을 제각각의 업무 개발 프로젝트로 처리할 수는 없다. 대신 SaaS로 많은 것이 이미 제공된다면 얼마나 편할까? 있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주는 대로 써도 좋지만, 필요에 따라 이를 플랫폼 삼아 재구성하는 SaaS가 앞으로의 기대를 받고 있다.

종래의 SI 개발은 연간 단위로 프로젝트가 늘어지기 쉽지만, 다양한 기능 요건에 미리 대응해서 모바일, 협업, 등 상당 부분이 이미 제공되는 SaaS에서라면 바로 쓰면서 만들어갈 수 있다. 데이터베이스 처리, 시각화, 업무 흐름 관리 등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부분이 클라우드 부품으로 제공되니, 로직과 데이터가 클라우드에서 일원 관리된다. 웹과 스마트폰에 친화적이면서도 조직적인 거버넌스가 가능해진다. 클라우드만의 장점도 그대로 받아 온다. 클라우드 사업자가 알아서 IT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게 업그레이드해주니 그 메리트를 누리면 그만이다. 업무를 위한 기반은 늘 최신기술 상태다.

IaaS는 가상화 기반의 서버 통합 아키텍처라 기술자들이 친근하게 접근하기 쉽다. OS나 미들웨어가 포함된 PaaS는 더 편하지만, 여전히 기술을 알아야 하니 업무 로직에만 집중할 수는 없다. 이제는 폼이나 목록과 같은 기본 부품을 가지고 기본적 업무를 바로 만들고 싶다. SaaS와 같은 상위층의 클라우드 서비스일수록 설치나 유지보수와 같은 테크니컬 서포트를 직접 신경 쓰지 않아도 되므로, 업무 구현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SaaS 기반의 시스템 구현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SaaS로 제공된 소프트웨어를 API와 스크립트로 조작하여 새로운 소프트웨어로 탈바꿈시킨다. 링크드인 이후 최대의 인수대상 물건으로 트위터와 함께 거론되고 있는 넷스위트(NetSuite)는 이런 풍토의 대표적 사례다.

애플은 그 자체로 SaaS 기업이지만, 대부분을 아마존에 의존하고 있다가, 최근에 구글로 일부를 옮기는 결단을 내렸다. 만들 수 있어도 가져다 쓰는 문화는 시스템 구축의 상식을 깬다. CIO의 예산이 줄고 CMO(Chief Marketing Officer) 예산은 늘어난다. 현업이 직접 시스템을 알아서 만든다. SaaS에 의한 새로운 시스템 통합, SI는 지금 클라우드를 활용해 구성하고 조립하는 새로운 방향으로 급속히 변화해 가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류 최후의 발명품이 될 것이라는 농담이 있다. 클라우드가 인류 최후의 컴퓨팅 아키텍처라는 농담도 있다. SaaS가 인류 최후의 SI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SK주식회사 C&C 사보 'Create & Challenge' 7월호의 컨텐츠 입니다.

더 많은 컨텐츠는 '7월 사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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